농업 R&D의 중요성
국회의원 김춘진
세계화와 이에 따른 개방은 거스를 수 없는 대세가 되었다. 한·중FTA는 사전협의에 들어가 사실상 협상에 돌입했고, 한·미FTA는 실무협의를 사전조율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우리나라의 농업은 개방에 따른 총체적 위기 상황에 도달했다. 한 연구결과에 따르면 한·중FTA가 체결될 경우 십년 뒤 농업 생산액이 최대 2조 3,585억이 감소할 것이라 예상하고 있다. 이 연구 결과는 한·중FTA에만 국한된 것임을 감안하고 한·미FTA의 발효 영향까지 고려한다면 농업분야의 타격은 심각할 것이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농가소득이 줄어들어 농촌경제가 위축되고 있다는 점이다. 실제로, 2007년에는 1%, 2008년에는 4.5% 마이너스 성장을 했다. 주요한 이유는 비료 값, 농기계 값 등 생산비가 치솟고 농업 시장개방 압력이 높아져 농산물 가격이 떨어졌기 때문이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우리나라 농업이 경쟁력을 갖추고 세계와 가격과 품질로 겨루기 위해선 농업 R&D(연구개발)에 대한 투자가 필수적이다. 한국농촌경제연구소에 따르면 우리나라 농식품 R&D(연구개발) 규모는 2009년 기준 7,212억 원으로 전체 농림수산부식품예산(16.7조원)의 4.3%에 불과하다. 향후 농축산업 GDP 성장률을 2%로 유지하기 위해서는 2013년 농축산업 R&D(연구개발) 예산을 1조 6,400억 원 원으로 늘려, 농식품부 전체 예산의 9.5%수준을 확보하는 것이 필요하다.
농촌진흥청의 발표에 따르면, 2000년 이후 개발된 10대 농업 핵심기술의 경제적 파급효과는 6조7,666억 원으로 추산하고 있다. 농업 R&D(연구개발)는 영농 기술 분야, 신품종 육성 분야 그리고 특허 분야 이렇게 3가지 영역으로 구성된다. 영농 기술 분야의 경우, 화분매개용 수정벌 등 4가지 핵심기술은 향후 4조 6,845억의 경제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화분매개용 수정벌은 과수와 시설채소의 수정과 착과율을 향상시켜 수량증대, 품질고급화, 인건비절감 등을 꾀한다. 또 신품종 육성 분야에서의 신품종 쌀 ‘동진1호’, 수출용 국화품목인 ‘백마’ 등 4품종은 1조 8034억의 경제적 효과를 낼 것으로 농진청은 내다봤다. 특허 분야의 경우, 채소 접목로봇, 관수 제어 시스템 등을 개발해 실용화한다면 농가에 큰 보탬이 될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농업 부문 개방의 따른 우리나라의 영소 농민들의 피해를 보전하기 위해선 위와 같은 농업기술 부분의 연구개발과 그에 따른 파급효과가 절실하다.
특히 위에서 언급한 신품종 육성은 매우 중요한 사업이다. 종자 산업을 발전시켜 종자를 개발해낸다면 종자 각각의 ‘종자주권’을 확보할 수 있다. 국립농업과학원장의 말을 빌린다면, 종자는 생명반도체라고 할 수 있다. 무, 배추, 양배추 등 종자 수출 유망 품목들을 개발한다면 2015년에 가서는 종자 수출 1억 달러를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농업 R&D(연구개발)는 경제적 효과뿐만 아니라 식량안보와도 직결된다. 농업기술의 연구와 개발은 식량위기에 대비해 안정적인 식량 수급을 보장해 준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농업기술 연구개발에도 문제점은 있다. 타 산업에 비해 민간연구개발이 미약한 편이다. 국가 전체적으로 대학연구소와 민간연구소가 연구개발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82%인데 반해, 농업 부문 연구개발은 29%에 불과하다. 국가가 대다수의 농업 관련 연구를 주도하는 것이다. 자칫하면, 정부 주도로만 이루어진 연구개발은 천편일률적, 폐쇄적으로 흐를 수 있다. 정부가 나서서 하는 것도 좋지만 그 지원금을 민간 부문으로 돌려서 함께 연구해 나간다면 민·관이 합동으로 시너지 효과를 낼 것으로 기대된다.
마지막으로, 개방적 시장경제 질서, 환경보전을 위한 기후협약 이행 등의 현실 속에서 농업기술의 중요성은 앞으로도 계속 증대될 것이다. 이러한 정세 속에서 우리나라도 농업 R&D(연구개발)를 통해 농업선진국으로 거듭날 수 있다. 비록 지금은 영세한 농가들이 미국의 거대 곡물기업들과의 경쟁에서 밀리고 타격을 입고 있지만, 농업 R&D(연구개발)에 지속적인 투자를 하고 농민들을 지원해 준다면 우리의 농업도 장기적으로 충분히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 현재는 가격 경쟁력 면에서 미국, 중국과 같은 거대 농업국들을 이기지 못한다. 하지만 위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농업 R&D(연구개발)를 지원하여 질 높은 농산물을 싼 값에 생산해 낸다면, 우리나라 농업의 미래는 어둡지 만은 않다고 본다.
■.담당: 정책비서관 신연석(788-257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