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FTA 성급히 처리해선 안 돼
국회의원 김춘진
최근 이명박 대통령께서 미국을 국빈방문하고 귀국하였다. 미국의회에서 45번의 박수를 받고, 오바마 대통령 또한 극진하게 이명박 대통령을 맞이했다고 한다. 우리의 대통령이 외국에 나가 예우를 잘 받은 부분은 국민으로써 자긍심을 갖고 기뻐할만한 일이라 생각한다. 그러나 국가 간에 자국의 이익을 위해 총성 없는 전쟁이 벌어지고 있는 상황 속에서 과연 미국의 의도가 무엇인지 생각해 보지 않을 수 없다. 지금 국회에서는 한국과 미국의 FTA 비준문제를 놓고 여야 간의 대립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미국정부와 의회의 환대가 순수하게만 받아드려 지지 않는다. 왜 미국 정부와 미국의 국민들의 이익을 대변하는 의회 의원들이 대한민국 대통령에게 그렇게 호의적인 반응을 보였는지 의심이 가는 대목이다.
자유무역협정(FTA: Free Trade Agreement)은 특정국가간에 배타적인 무역특혜를 서로 부여하는 협정으로서 가장 느슨한 형태의 지역 경제통합 형태로서, 이를 통해 양국 혹은 다자간에 경제적 이익을 추구하는 국제조약이다. 체결이 전적으로 자국의 의사에 맡겨져 있는 것으로 실 보다는 득이 많을 때 체결되어야 하며, 어느 일방이 불이익을 받는 것도 옳지 못하다. 한-미 FTA 비준 안이 국회 외교통상통일위원회에 상정되어 있는 상황에서 비준여부에 앞서 가장 먼저 심사숙고해야 될 부분은 국익과 피해산업에 대한 정부대책이 철저하게 마련되어 있는지 여부일 것이다. 미국의회가 양국 정부가 체결한 FTA를 놓고 4년 넘게 시간을 끌면서 두 차례에 걸친 재협상을 이끌어 낸 이유 또한 자국의 이익과 피해산업에 대한 대책마련 때문 이었을 것이다. 그러나 과연 우리는 그동안 무엇을 준비했고 미국으로부터 어떤 것을 더 얻어냈는지 정부에 묻지 않을 수 없다. 미국의 경우 각 주법이 FTA협정 보다 우위에 있는 반면, 우리의 경우 한-미 FTA가 국내법 보다 우위에 있다는 점은 문제가 아닐 수 없다. FTA 비준후 국내법을 통해 조약내용에 대한 수정이나 변경이 불가능한 상황에서, 미국은 국내법 개정을 통해 변경이 가능하다는 것은 공평하지 못하다. 진통속에 중소기업과 영세자영업자를 위해 여야 합의로 시행된 유통법과 상생법, 개성공단 제품에 대한 한국산 원산지 인정 등이 한-미 FTA를 통해 무력화 될 수 있다는 점은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이 뿐만 아니라 국내 피해산업에 대한 실효성 있는 대책도 마련되고 있지 않은 상황이다. FTA를 통해 가장 큰 타격을 받는 산업이 농업분야 임은 어느 누구도 부인하지 않고 있다. 이러함에도 불구하고 2012년 정부가 편성한 예산안만 보더라도 농업분야에 대한 배려는 전무하다. 국가전체 예산 326조로 2011년 대비 5.5% 증가하였으나, 정작 농업예산은 전년 대비 2.6% 증가하는데 그쳤다. 이 조차도 저수지뚝높이기 예산을 제외할 경우 전년 대비 고작 12억원 증가한 셈이다. 과연 이런 예산안을 놓고 농업부문에 대책을 마련했다고 이야기 할 수 있겠는가? 정부의 대책은 평상시에도 5년간 연장되어온 면세유의 3년 연장안, 한 차례도 발동된 바 없는 피해보전직불제등 재탕.삼탕의 정책들만 내놓고 있을 뿐, 세계 최대 농업강국으로 부터 우리 농업을 보호할 의지를 찾아볼 수 없다
세계화 시대 무역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의 경우 FTA체결에 대한 필요성에 대해서 공감 못하는 것은 아니나, 그에 앞서 자국의 이익에 부합하게 체결되었는지 와 FTA를 통해 피해를 보는 산업에 대한 국내 대책이 마련되었는지는 비준 전에 반드시 집고 넘어가야 할 사안이다. 지금 우리정부와 국회가 고려할 것은 미국의회의 FTA관련법 통과여부가 아니라 한-미 FTA가 얼마나 우리 국가이익에 적합한지 여부와 국내 피해산업분야에 대한 선 대책 마련이다. 한나라당과 정부는 시안을 정해 놓고 밀어붙이는 식으로 FTA 문제를 처리해서는 안 된다. 국민들의 목소리를 듣고 진정한 국익(國益)이 무엇인지 심사숙고 해줄 것을 촉구한다.
■.담당: 정책비서관 신연석(788-257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