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생발전의 시작은 ?

 

 

                                                                                   국회의원 김춘진


   민족 최대의 명절 추석을 보냈다. 추석연휴기간 지역민들을 만나 많은 대화를 나눌 수 있었다. 태풍과 풍수해로 인하여 농산물생산량 급감을 걱정하는 농민, 명절임에도 울상을 짓고 계시는 재래시장상인들의 얼굴 속에는 추석이라는 명절 분위기 보다는 시름과 걱정이 묻어나 있어 안타까움이 컸다. 농민과 지역상인 들이 경기를 판단하는 기준은 다른 산업이나 세계적인 기준이 아니라 그분들이 생활 속에서 체득하신 과거의 경험칙에 의한 것이다. 우리나라가 OECD 회원국에 가입할 만큼 양적으로 성장하였고, 국민소득은 증가하였다고 하는데, 왜 제가 만나는 분들은 예전 보다 못하다는 말씀들을 하실까 하는 의문이 들었다.

 

이와 같은 현실 속에는 사회적 양극화의 심화라는 정책적 함의가 있다고 생각한다. 우리사회의 빈익빈 부익부 현상이 더욱 심해지고 있어 생긴 결과이다. 특히 대기업을 중심으로 수출을 주도하는 기업들은 정부의 고환율 정책 등에 수혜를 입어 수익을 올리고 있으나, 일반 서민들의 삶은 더욱 어려워져 가고 있다. 지난달 21일 기획재정부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08년 기준 우리나라의 삶의 질 순위는 39개 주요국가중 27위를 기록하여 2000년도와 같은 순위를 기록했다. 분배 및 경제적 안전 분야에서도 하위권을 기록하였다고 한다. 이와 같은 지표가 사회적 양극화 심화를 증명해 주고 있다. 또한 본보고서는 지난 20년 동안 한국은 1인당 국민소득이 급격히 증가했음에도 삶의 질에 대한 만족도는 정체하고 있어, 성장과 사회통합, 성장과 환경의 조화를 이루는 발전전략의 모색이 절실하다는 분석을 내놓았다. 이는 정부 스스로도 우리사회가 안고 있는 문제를 알고 있다는 이야기 이다. 그러나 왜 실제 정책은 이와 같은 양극화의 문제를 해소하는데 초점을 맞추지 못하고 있는지 의문이 든다.

 

이명박 정부 출범이후 민주당을 중심으로 줄기차게 요구한 부자감세와 재벌중심의 경제기조를 바꾸지 않고 있는지 참으로 안타깝다. 기업의 세금을 감면해 주어 투자를 유발하여 이를 통해 경제 전체의 긍정적 영향을 미치겠다는 정부의 정책이 실제로 지난 3년간 효과를 발휘했는지 대통령과 정부에게 묻지 않을 수 없다. 일부에서는 우리나라의 현재 상황을 이스털린의 역설(Easterlin,s Paradox)이 적용되고 있다고 주장하나 이와 같은 주장에 동의하기 어렵다. 이스털린의 역설은 소득이 일정 수준에 이르고 기본적인 욕구가 충족되면 소득의 증가가 행복에 큰 영향을 끼치지 않는다는 이론이다. 과연 우리나라의 서민들의 소득이 과거보다 증가했을까? 아마도 농민과 재래시장의 상인들등 지난 추석에 필자가 만나고 대화한 분들에게 이스털린의 역설은 남의 이야기와 같았다.

 

소득이 증가한 것이 아니라 오히려 감소하고 있으며, 삶의 질 문제가 아니라 기본적인 생활을 할 수 있는 생활비를 걱정하고 계셨기 때문이다. 이 분들에게 삶의 질 향상은 사치와도 같을 것이다. 그렇다고 현정부에서 국민들을 위한 최소한의 사회적 안전망인 복지수준을 높이지도 못했다. 사회복지비지출을 늘려야 한다는 야당의 목소리를 인기 영합적 포풀리즘적 정책이라고 평가절하하며 국가 재정적 여력이 없다고 볼멘소리를 해왔다. 그러나 왜  수익이 나고 나날이 자기배를 불려 가는 대기업과 부자들에게 세금을 부과하는 문제에는 인색한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

 

이명박 대통령은 금년 8.15 경축사를 통해 공생발전을 주장하였다고 하나, 현 정부 출범이후 우리 사회의 양극화 현상은 더욱 심화 되고 있다. 지금 필요한 정책은 투자유치 및 투자활성화라는 명목으로 기업들에게 특혜를 줄 것이 아니라, 그들에게 사회적 책임을 물어야 할 때이다. 지난달 미국에서 두 번째로 재산을 많이 가지고 있는 워렌 버핏은 부자들에 대한 과잉보호를 멈추라며, 자신과 같은 부자들에게 더 많은 세금을 걷어야 한다고 밝힌바 있다. 우리나라에서 워렌 버핏과 같은 기업인을 찾기는 어렵지만, 공생발전정책은 최소한 기업과 부자들에게 정당한 세금을 부과하는 것부터 시작해야 함은 분명해 보인다.

 

■.담당: 정책비서관 신연석(788-257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