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효성 있는 쌀 대책을 기대하며
국회의원 김춘진
요즘 우리 마음의 고향이자 식량안보 지킴이 역할을 하고 있는 농촌이 위기를 넘어 벼랑 끝에 몰려 있다. 비료등 농산물의 필수 생산요소의 가격은 크게 상승하였으나, 대표적인 농작물인 쌀의 가격은 20년 전이나 지금이나 별반 다르지 않기 때문이다. 1993년 쌀 한가마니 당 13만 2천원 이던 것이 2010년 8월 현재 13만 2천 480원이다. 말이 안되는 가격이다. 지난 20년간 우리나라의 경제규모와 물가 그리고 소득수준이 얼마나 크게 변하였는가? 그러나 우리 농민들의 주 소득작물중 하나인 쌀의 가격에는 전혀 변동이 없다는 것은 물가상승률을 감안할 때 농민들의 소득은 20년 전 보다 후퇴 하였다는 것이다. 봉급생활자에게 이와같은 상황이 발생한다면 과연 어떤 문제가 발생할까?
수확기를 앞두고 있는 현재 우리나라의 쌀 재고량이 적정재고량인 72만톤의 2배가 넘는 149만톤을 보유하고 있고, 올 가을 수확기가 되면 이 재고량은 약 200만톤 이상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쌀 생산 농민들은 작년 보다 더욱 혹독한 시장상황에 놓이게 되었다. 이와 같은 문제는 작년부터 충분히 예견되었으나, 정부의 안일한 현실 인식과 무대책으로 문제를 키워 왔다는 생각이 든다. 그동안 정부에서는 쌀 재고 처리방안으로 쌀국수 소비촉진 등 실현가능성도, 효과도 없는 방안만 제시한 채 실질적인 대책을 내놓지 못하였고, 묵은 쌀을 사료로 활용하려고 시도하였으나 민주당의 반대와 여론에 밀려 추진하지 못하였다.
8월 31일 농림수산식품부는 연간 예상 수요량 426만톤 이상 전량을 시장에서 격리시키고, 2005~2008년산 재고량 50만톤을 긴급처분하고, 2011년도에 벼 재배면적중 4만ha 이상을 감축한다는 계획을 쌀 수급 대책으로 내놓았다. 정부가 내놓은 대책은 농업포기 정책을 “쌀 대책”이라는 이름으로 포장한 것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든다. 또한 지금의 농촌 현실을 감안한 실효성 있는 대책이 아닌 임기응변 대책이라는 생각이 든다
정부가 50만톤 규모를 농협을 통해 매입한 쌀을 시장에 내놓지 않으면 일시적으로는 쌀값 폭락을 막을 수 있지만, 정부가 매입한 50만톤은 국내에 재고로 남게 된다. 이는 2011년도 수확기에 또 다른 쌀 파동을 낳을 수 있다. 또한 가공용 쌀의 공급 가격을 낮추어 가공식품으로 사용하도록 하는 것은 그 효과가 바로 나타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금년 수확기때 당장 효과를 발휘하기 어렵다는 점이 아쉬운 점이다. 2011년도에 4만ha의 쌀 재배면적을 감축시키고, 계획관리지역안 농지 48만 ha에 대하여 농지전용 규제를 완화한다는 대책은 쌀 대책이 아니라 농업을 포기하겠다는 것 아닌가 하는 의구심 마저 든다.
농업 특히 쌀 생산은 단순한 산업측면을 넘어 식량안보지킴이며, 쌀생산기반은 식량안보를 지키는 안보기반이다. 식량생산기반을 줄이겠다는 대책을 국토해양부도 아닌 농림수산식품부가 쌀 대책으로 내놓았다는 점은 참으로 실망스럽다. 지금이야 일시적으로 쌀의 재고가 남아 문제가 되고 있지만 우리는 곡물자급률이 26%에 불과한 식량수입국가이다. 과연 이런식 으로 농지를 줄여가는 대책이 지속된다면 우리는 멀지 않아 쌀도 수입해 먹는 나라가 될 것이다. 최근 러시아에서 산불과 가뭄으로 금년 밀 작황이 나쁠 것으로 예측하여 국제 밀가격이 한달 사이에 50% 급등하였고, 옥수수 또한 전월대비 5.4% 상승하였다. 보리 수출국 1위이자 밀 수출 6위인 우크라이나는 곡물수출제한 방침을 곧 발표할 예정이며, 중국은 미국산 옥수수 120만톤과 베트남산 쌀 60만톤을 사재기 하여, 자국의 물난리와 연동하여 식량안보 위협에대비하고 있다. 이러한 현상은 전 세계 곡물시장에 불확실성을 조성 세계적 식량안보 전쟁으로 확산될 가능성이 크다. 우리의 주곡인 쌀과 식량생산기반인 농업을 이렇게 천덕구러기 취급을 한다면, 우리는 미래에 석유파통 처럼 식량파동이 왔을때 심각한 위험에 놓일 것이다.
이명박 대통령은 지난 8.15일 광복절 기념사에서 “친서민 정책”을 펼치겠다고 이야기 하였다. 그러나 진정한 서민이자 소외계층인 농민들이 지금 눈물로 밤을 지세고 있는데, 과연 농민이 아닌 누구를 위한 정책을 펼치겠다는 것인지 의문이다. 지금 이 상황에서 우리 정부가 취해야 할 대책은 쌀 생산기반을 줄이겠다는 임시방편적 대책이 아니라 국민의 식량주권을 보장하고 농민들에게 실질적으로 혜택이 돌아갈 수 있는 실효성 높은 지원책 마련이다.
■.담당: 신연석 비서관(788-257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