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쌀농사를 짓겠는가?
국회의원 김춘진
작년 수확기 쌀값 폭락에 이어 지난 4월 전국 산지 미곡종합처리장(RPC)의 평균 쌀 출하 가격은 135,117원(80kg 기준) 까지 폭락해 5년 동안 최저 수준이었던 공공비축제 이후 지난 2006년 4월(13만 7512원) 보다 2,000원 이상 떨어진 수치이다. 현재 쌀 20kg 한포대의 출하가격이 2만 8,000원 선까지 떨어져 산지 RPC들이 밀어내기식 출하에 나서고 있으며, 결국 적자를 감수해가면서라도 재고량을 줄이기 위해 대형유통업체 등에 헐값 출하함으로써 적자에 대한 피해가 수확기에 고스란히 벼 수매가로 농가에 전이되는 악순환이 계속되고 있어 농가의 고통이 커져만 가고 있다.
지난 4월 23일 정부가 여러 이유로 20만톤 추가 격리 대책을 뒤늦게 내 놓아, 지난 5월 25일 에서야 산지 쌀값이 80kg 한가마니당 13만 3,692원으로 0.6% 소폭 상승했지만, 여전히 전년 동기 대비 15.7%, 작년 수확기 대비 6.4% 낮은 수준이다. 또한 2009년 쌀 대란 때부터 농업계 전체가 수급조절을 위해 목 놓아 외치던 전작 보상제도 또한 농가들이 올 영농계획을 대부분 마친 4월 말에 가서야 뒤늦게 ha당 300만원을 지원하겠다고 밝혀 현장 농업인으로부터 호응을 전혀 얻지 못하고 있다.
정부에서는 2010년 쌀 재고량을 약 140만 톤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는 당초 예상액 128만 톤 보다 12만 톤 증가한 것으로 정부 당초 예측치가 빚나간 것이다. 이는 2009년 재고량 100만 톤, 2008년 재고량이 68만 톤임을 감안하면, 2008년 대비 두 배 이상 재고량이 증가한 것으로 시장기능에 의해서는 쌀값하락을 막을 수 없는 상황에 놓여 있다.
작년 수확기부터 농업계와 야당은 쌀 재고량이 크게 증가할 것을 예상하며, 정부의 대책마련을 수차례 요청하였으나 농림부는 이를 무시하고 자신들의 예측치를 맹신하다가 쌀 재고량 증가에 대한 대책마련과 쌀값하락 문제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였다. 쌀 수급이 지금처럼 시장기능에 의해 조절되고 목표가격을 계속해서 조정해 나간다면 목표가격은 지속적으로 하락할 수밖에 없다. 농촌경제연구원(KREI)은 실제 농가판매가격은 쌀 한가마니당 2013년 14만 원 이하, 2018년 13만 원 이하로 하락해 시장가격을 반영한 목표가격은 2014년 15만원 수준, 2018년에는 14만원 수준으로 하락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와 같은 쌀값하락의 주요원인 식생활변화에 따른 쌀 소비량 감소일 것이다. 우리나라 국민 1인당 쌀 소비량이 1980년에 132.8kg에서 2007년 76.9kg으로 50% 가까이 감소하였다. 반면 생산기술의 발달에 따라 단위 면적당 생산량은 증가하고 있어 쌀 재고량증가 주요원인이 되고 있다. 현 상황 속에서 농민들을 쌀 생산을 통해 수익을 보는 것이 아니라 적자만을 양산하는 구조 속에 놓여 있다. 지금 당장이야 소비자들이 싼 가격에 쌀을 공급받을 수 있겠지만 현재 상황이 지속되어 우리 농민들이 쌀농사를 폐업하는 사태가 속출하여 쌀 생산기반이 무너진다면, 우리나라의 식량안보는 쉽게 위협받을 것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와 식량농업기구(FAO)는 향후 10년 동안 세계곡물가격이 최고 40%가 상승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쌀을 제외한 타 곡물의 식량자급률이 낮은 우리나라의 식량의 안정적 확보에 빨간불이 켜진 것이다. 우리나라의 곡물자급률은 2008년 26.2%로 세계적으로 자급률이 낮은 국가 중 하나이다. 만약에 현재의 쌀값하락 문제가 지속된다면, 우리나라 농민중 과연 어느 누가 쌀농사를 지을 수 있을지 의문이 든다.
우리나라 국민에게 있어 쌀은 특별한 의미를 가지고 있다. 경제적 접근 보다는 식량안보라는 개념으로 접근해야 할 사안이다. 단기적으로는 쌀 과잉재고 해소책 마련이 시급하며, 장기적으로는 우리 국민의 주식인 쌀의 안정적인 국내생산 기반 마련을 통해 국가의 식량안보를 지켜야 한다.
■.담당: 신연석 비서관(016-9716-354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