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 조기 관세화 신중해야..

 

 

                                                                                                        국회의원 김춘진

 

 

 

2009년 쌀대란의 극심한 후유증이 아직도 가시지 않았건만, 정부는 중장기 쌀농가 보호 및 쌀산업 발전대책이 미흡한 가운데 쌀 조기 관세화를 검토중에 있다. 쌀 조기관세화란 우루과이라운드(UR) 협상에 따라 2014년 이후로 미뤄져 있는 관세부과 방식의 쌀 시장 개방 시기를 앞당긴다는 이야기다.

 

더욱이 올 수확기에는 2008년 이후 정부 시장격리와 민간 부문 과잉재고 누적으로 인한 쌀값 폭락이 불가피한데도, 정부가 쌀농가들의 극심한 농정 불신으로 인한 사회경제적 갈등·충돌을 예방할 수 있는 구체적인 대책을 제시하지 않아 매우 우려스러운 상황이다.

 

무엇보다도 올 봄 단경기 들어 산지 쌀값 폭락이 더욱 심각해지고 있다는 게 문제다. 80kg 정곡 기준 쌀값은 작년 2월 162,188원이던 것이, 올해 2월 25일에는 139,616원까지 떨어지며 단경기 역계절진폭 문제가 심각해지고 있다. 그럼에도 정부는 올해 단경기 2009년산 MMA쌀 79,810톤을 판매할 방침이어서, 쌀값 하락 및 민간시장 수급 불안을 정부 스스로가 부추기고 있는 것이다.

 

그간 농민들은 쌀재고 과잉 문제 해결을 위한 대북·빈곤국에 대한 식량지원 등의 특단책을 주문해 왔다. 하지만, 정부는 전제조건으로 북한의 완전한 핵 폐기와 6자회담 복귀만을 내세울 뿐, 가시적인 과잉재고 해소책은 전혀 제시되지 않고 있는 것이다.

 

이렇게 단기·중장기적인 쌀산업 보호대책이 전혀 없는 가운데 정부가 쌀 관세화 조기 전환을 강행한다면, 2002년 대만이 WTO 가입 조건으로 쌀시장을 개방했을 당시보다 훨씬 심각한 시장 충격이 불가피할 것이며, 그 결과는 국가 식량주권의 핵심인 국내 쌀산업의 총체적인 붕괴밖에 없다는 점을 분명히 인식해야 할 것이다.

 

물론 개방화 시대를 맞아 시장 개방의 불가피성을 모르는 바 아니다. 농업인들은 생존권과 국가 식량주권 수호를 위한 구체적인 대책이 없는 무분별한 쌀 조기 관세화의 위험성에 대해 일관되게 경고하고 있다는 점에, 정부는 각별히 주목해야 할 것이다.

 

무엇보다도 단기적인 쌀 과잉재고 해소책으로써, 긴급 쌀 지원정책이 선행되어야 할 것이다. 정치외교적인 이유로 북한에 쌀 지원이 전혀 불가능하다면, 아이티라든지 아프리카 극빈국 등에 대한 쌀 지원도 고려대상이 될수 있다고 본다. 올 11월 G20 정상회의를 개최하여 명실상부한 선진국 대열에 오르게 될 대한민국의 국격을 높이는 데에도, 극빈국이나 재해피해 국가에 대한 식량지원은 큰 효과를 발휘할 것으로 생각된다.

 

아울러 전문가들은 2010년산 쌀만 하더라도 36만톤의 과잉재고가 발생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이 때문에 국내 민간 쌀 시장의 안정을 위한 정부의 선제적인 대응책이 시급하다. 정부가 2009년산 쌀에 대해서 6월말까지 50만톤 이상의 선제적인 시장격리를 실시하겠다고 선언하고, 농협 및 농가들로부터 해당 물량을 수매하는 방안을 조기에 추진해야 할 것이다.

 

아울러 중장기 주곡 생산기반 유지를 위한 정책 대안도 시급한 실정이다. 정부는 벼 이외의 잡곡류, 조사료 작물, 바이오연료 등 대체작물 재배를 적극 장려하고 이에 대한 직불금 지원 등을 실시하겠다는 방침인데, 이를 조속히 도입·실시해야 할 것이다. 아울러 현행 ha 당 70만원 수준의 쌀소득보전직불제 고정직불금을 상향시켜 농업인들이 안정적인 영농활동을 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도 적극 강구해야 할 것이다.

 

우리국민과 우리민족에게 쌀이 갖는 의미는 크다. 우리의 주식이자 식량안보차원에서 제일 먼저 언급되는 것이 다름 아닌 쌀이다. 그럼에도 정부는 경제적 논리만 내세워 쌀을 천덕구러기 취급하는 것 같아 아쉽다. 정부는 진정으로 쌀에 대한 조기관세화가 필요하다면 우리국민의 주식인 쌀의 안정적인 국내생산 기반마련과 국제경쟁력 제고를 위한 대책을 내놓아야 할 것이다.

 

담당: 정책비서관 신연석(788-2574)

----------------2010.4.8 작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