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의 잠재력 활용해야

 

                                                                                   국회의원 김춘진

 

몇 년 전 “우리 생애의 최고의 순간”이라는 영화가 크게 인기를 끌었다. 어려운 여건 속에서 올림픽에 출전했던 여자 핸드볼 국가대표팀을 실제 모델로 삼아 그들의 역경과 투혼을 그린 영화이다. 신체적으로 뛰어난 서구 선수를 상대로 싸워나가는 그들의 저력을 보면서 대한민국 여성의 힘과 투지를 엿볼 수 있었다. IMF 경제위기 당시 국민에게 희망을 심어준 박세리와 피겨요정 김연아 까지 대한민국 여성의 저력을 보여줬다고 생각한다. 2009년 세계경제포럼(World Economic Forum)에서 발표한 우리나라의 성 격차 지수(Gender Gap Index)는 130개국 중 115위라고 발표하였다. 2008년 108위에서 22계단이나 하락한 결과이다. 참으로 실망스런 결과이다. 또한 외환위기 이후로 가속화된 여성의 비정규직화로 인하여 전체 여성근로자의 36%가 저임금 중소기업 사업장(10인 미만)에 근무한다는 것은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여성발전기본법 제6조를 보면, 국가와 지방자치단체는 여성의 참여가 현저히 부진한 분야에 대하여 합리적인 범위에서 여성의 참여를 촉진하여 실질적인 남녀평등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관계 법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적극적 조치를 취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으나, 법의 실효성이 확보되고 있지 못하다. 여성부가 2008년 12월말 발표한 자료에 의하면, 101개 공공기관 임원 1134명 중 여성임원이 99명(8.7%)에 불과하고 상임임원만 살펴보면, 5개 기관만 여성 상임임원이 있는 것으로 조사되어 여성임원 진출이 아주 미흡한 것으로 나타났다. 공무원의 상황은 더욱 열악하다. 정부에서는 2003년부터 공무원 양성평등채용목표제를 도입하여, 여성의 공직진출의 활로를 열었다. 그러나 국가 전체공무원 중에서 여성 공무원 수는 40%가량 되지만, 5급 이상 관리직 공무원 비율이 10.8%수준에 불과하다. 특히 고위공무원 1,474명중 여성은 34명으로 2.3%에 불과하여 문제의 심각성이 더 크다. 여성 국회의원 비율 또한 13.7%에 불과하여 IPU 회원국 중 72위로 저조하다.

 

세계 10위권의 경제규모를 가지고 있고, 선진국 진입을 목표로 하고 있는 상황에서 여성의 사회참여가 저조한 이유는 선진국 진입을 가로막는 장애요인중 하나이다. 서두에도 언급했듯이 우리나라 여성의 잠재적 능력은 상당하다. 숨어있는 여성의 잠재력을 사회발전과 국가발전의 원동력으로 삼지 않고는 우리나라의 선진국 진입은 요원한 일일 것이다.

 

UN의 여성지위위원회는 각 나라의 여성 참여를 30%로 이상으로 할 것을 권고사항으로 하고 있다. 이 비율은 한 조직 내에서 특정 집단의 의견이 조직의 의사 결정에 영향력을 가질 수 있는 최소한의 비율이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정부나 국회 그리고 공공기관등에서 조차 최소한의 비율을 지키고 있지 못함은 문제이다. 얼마 전 모 정당대표도 언급했듯이 프랑스의 경우 헌법까지 개정하면서 남녀동수법(La parite)을 만들어 지방의회 여성의원의 비율을 50% 이상으로 끌어 올렸으며, 최근 프랑스 국민의회는 상장기업과 공기업 이사의 40%를 여성으로 채우는 “여성임원쿼터제” 법안을 통과 시켰다. 노르웨이는 이미 2006년부터 공기업 이사의 40%를 여성이 차지하도록 의무화 했으며, 2008년부터 상장기업에도 이를 적용하고 있다고 한다. 이와 같은 외국의 사례는 우리나라에 시사 하는 바가 크다.

 

우리나라의 경우 “남녀고용평등과 일`가정 양립 지원에 관한 법률”에서 고용차별에 대한 법적 규제가 가해지고 있어, 명목상의 고용평등을 유도할 수 있는 제도적 기반은 마련되었으나 실효성이 전혀 확보되지 못하고 있다. 따라서 향후 여성의 사회진출확대를 위하여 법이 엄정하게 실시되도록 감독함으로서 여성에 대한 차별금지와 고용평등을 확보하는데 더욱 노력을 경주 하여야 한다. 또한 적극적인 차별수정조치(Affirmative Action)를 모집`채용뿐만 아니라 고용 전반에 걸쳐 확대 실시하여야 한다. 그동안 소극적인 기회의 평등 정책만으로는 과거로부터 누적된 차별의 효과를 없애기가 현실적으로 어렵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는 지금 아주 중요한 시기에 놓여 있다. 국가를 한 단계 업그레이드 시켜 선진국으로 진입하기 위해서 다양한 노력들이 필요하다. 그동안 보이지 않는 차별로 인하여 능력이 있음에도 채용 및 승진에 제약을 받아 왔던 대한민국 여성의 잠재력을 활용하는 것 이야말로 선진국으로 가는 지름길 이라 확신한다.

 

■.담당: 신연석 비서관(788-2574)